초등학교 시절 학폭 사건이 있었고 이후 중학교에서 같은 학생과 다시 마주치게 된 상황. 겉보기에 평온해 보이던 관계 속에서 또 다른 오해가 발생하면서 당사자와 주변 학생들 사이에 갈등이 생긴 일이 있었습니다. 이처럼 과거에 학폭 이력이 있는 학생이 오해나 소문에 휘말릴 경우, 사과의 기준과 학교폭력의 범위는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요? 아래에서는 비슷한 상황을 겪는 분들을 위해 법적 기준과 심리적 맥락을 종합적으로 정리해드리겠습니다.
과거 학폭 이력과 현재 상황의 관계
과거의 학폭 사건이 현재의 오해 상황에서 어떻게 작용할 수 있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이력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다시 책임을 지게 되는 일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정확한 구분이 필요합니다.
이전 사건과 현재는 별개
과거에 학폭 가해자로 분류되어 처벌을 받은 사실이 있더라도, 이후에 발생한 모든 갈등이나 오해가 자동으로 학폭과 연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학폭은 ‘의도적’이고 ‘지속적’인 신체적·정신적 피해가 발생한 경우에 해당합니다. 단발적인 오해나 확인되지 않은 소문, 감정의 충돌 등은 곧바로 학폭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담임교사의 해석은 조심스러워야
담임교사가 “과거 학폭 때문에 지금도 그 학생이 상처를 받고 있다”며 사과를 권유할 수 있지만, 그 말이 곧 가해 사실을 확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해가 있었고 그 오해가 풀렸다면, 과거 이력과 분리해서 판단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과거 전력만으로 현재의 행동을 단정하는 것은 부당한 낙인이 될 수 있습니다.
여러 명이 몰려온 상황은 학폭일까?
이번 사례에서는 피해 학생이 친구들과 함께 가해자 교실로 몰려와 ‘뒷담화 했냐’며 따지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본인이 수치심을 느꼈다면, 그것 역시 학폭이 될 수 있는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다수의 압박은 정신적 피해
현행 학교폭력예방법에서는 신체적 폭력뿐 아니라 정서적·정신적 피해도 포함됩니다. 여러 명이 몰려와서 따지고, 주변에서 지켜보는 학생이 많아 수치심을 느꼈다면 그 자체로 정신적 폭력의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과거 학폭 가해자였던 학생’이라는 선입견이 작용한 상황이라면, 그 피해감은 더 강할 수 있습니다.
학폭 판단 기준은 ‘의도’와 ‘반복성’
이 사건에서처럼 단발적인 오해로 인한 상황이라면 학폭으로 인정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반복적으로 다수의 학생이 특정 학생에게 집단적으로 압박하거나, 같은 내용으로 지속적인 소문을 유포한다면 학폭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사과의 범위와 방식은?
이런 상황에서 담임교사가 ‘사과하라’고 지시했을 때, 무엇에 대해 사과해야 하는지 많은 학생들이 혼란을 겪습니다. 진짜로 잘못한 게 없는데도 사과를 해야 할지 고민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사실이 아닌 부분은 명확히 해명
자신이 실제로 뒷담화를 하지 않았고, 제3자의 오해였다는 점이 밝혀졌다면 그 사실은 분명히 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이 감정적으로 상처를 받았다면, 그 감정을 존중하는 형태로 사과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나는 그런 말을 하지 않았지만, 네가 상처를 받았다면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은 ‘사실을 부인하면서도 예의를 갖춘’ 사과가 됩니다.
과거 이력에만 초점을 맞춘 사과는 위험
사과의 초점이 ‘과거 학폭을 저질렀던 너니까 또 잘못한 거야’로 흐르면, 이는 정당한 사과가 아니라 낙인일 수 있습니다. 만약 담임 선생님이 그런 식으로 강요하고 있다면, 상황을 보다 중립적인 교사나 학폭 담당 선생님과 논의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피해 학생의 말이 학폭이 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근거로 피해 학생이 주변 학생들에게 ‘누가 내 뒷담화를 했다’고 이야기하거나 과거 학폭 이야기를 계속 언급하고 다닌다면 이것도 폭력의 한 형태일 수 있습니다.
허위사실 유포도 폭력
학교폭력은 ‘정신적 괴롭힘’도 포함하기 때문에, 사실이 아닌 내용을 다른 사람들에게 퍼뜨리는 행위는 명예훼손에 가까운 정신적 폭력입니다. 특히 주변 친구들 사이에서 해당 학생이 고립되거나 비난받는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오히려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역전 현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복될 경우 정식 문제 제기도 가능
이런 경우가 반복되고 명확한 피해가 발생한다면, 학폭 전담기구에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하거나 상담을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학교는 단순히 한 사람의 과거 이력에만 의존해 판단해서는 안 되며, 현재의 정황과 의도를 종합적으로 살펴야 합니다.
누구나 오해를 받을 수 있고, 감정이 앞서는 상황에서 말이나 행동이 왜곡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사실관계를 차분히 정리하고, 상대의 감정을 존중하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학폭은 ‘사건’이 아니라 ‘관계의 과정’에서 비롯되는 것이기에,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이 공정하고 균형 잡혀 있어야만 진정한 회복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