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년의 특별한 순간
2010년 유럽 축구의 주역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였지만, 인터 밀란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또 다른 이유로 기억된다.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인터 밀란은 바이에른 뮌헨을 2-0으로 꺾고 클럽 역사상 세 번째 유럽 정상에 올랐다. 디에고 밀리토의 두 골과 하비에르 사네티, 발터 사무엘, 에스테반 캄비아소 등 아르헨티나 출신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조세 무리뉴 감독은 팀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세리에 A, 코파 이탈리아, 챔피언스리그 트레블을 달성했다.
베일에 가려진 영국 청년
그러나 이 화려한 무대에 또 다른 인물이 있었다. 바로 벤 그린할그라는 18세의 영국 청년이다. 그는 경기에서 한 번도 뛰지 않았지만, 금메달을 목에 걸고 축하의 순간을 함께했다. 그의 인터 밀란 합류는 흔치 않은 경로를 통해 이루어졌다. 그는 리얼리티 쇼를 통해 팀에 들어가게 되었다.
리얼리티 쇼의 승자
2009년, 스카이 스포츠는 ‘풋볼의 차세대 스타’라는 리얼리티 TV 경연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은 영국의 차세대 축구 스타 발굴을 목표로 했으며, 2000명 이상의 젊은이들이 참가했다. 최종적으로 9명이 선발되었고, 인터 밀란의 유스 코디네이터인 마르코 몬티가 이들을 선정했다. 최종 우승자인 벤 그린할그는 인터 밀란과의 6개월 계약을 체결하게 되었다.
레전드들과의 훈련
그린할그에게 인터 밀란과의 훈련은 꿈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다. 그는 “피파 게임에서만 보던 선수들과 훈련을 하게 되었다”며 감격을 전했다. 루시우와 함께 뛰는 것만으로도 다리가 떨렸고, 쿠아레스마로부터 패스를 받았을 때는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고 밝혔다.
인터 밀란 이후의 삶
인터 밀란 이후 그린할그는 이탈리아의 코모로 임대되어 12경기에서 8골을 기록하는 등의 활약을 보였다. 그러나 이후로는 영국과 스코틀랜드의 하부 리그를 전전하며 안정적인 커리어를 쌓지 못했다. 동시에 그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보디 더블로 활동하며 광고 촬영에 참여하기도 했으며, 디에고 코스타의 더블로도 활약했다.
현재와 미래
2021년, 그린할그는 잉글랜드의 작은 클럽인 마게이트 FC에 합류하여 선수 겸 코치로 활동했다. 2024년, 리스 프레스티지가 팀을 떠나자 그린할그는 감독으로 승진했다. 여전히 필드에서 골을 기록하며 팀에 기여하고 있다.
독특한 축구 유산
32세의 벤 그린할그는 축구계에서 독특한 이야기를 가진 인물로 남아 있다. 리얼리티 TV 프로그램을 통해 클럽 축구의 가장 권위 있는 트로피를 들어올린 그는 메시나 호날두와 같은 전설적인 커리어를 갖진 않았지만, 챔피언스리그 메달과 PGA 서킷에서의 골프 경력, 그리고 감독으로서의 여정은 그의 이름을 축구 역사에 독특하게 남기고 있다.